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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옛이야기 특별전] 오성과 한음
admin - 2017.07.17
조회 1801
오성과 한음
– 금불상 도둑을 잡아라!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이 과거 시험 준비를 위해 어느 절에 묵을 때였다.

어느 날 아침, 법당을 관리하는 스님이 황급히 오성과 한음을 찾아왔다.

“대체 어쩌면 좋습니까.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스님, 무슨 일이십니까?”

“법당에 모셔 두었던 작은 불상이 없어졌습니다. 어젯밤에 누군가 가져간 것 같습니다. 법당 안과 사찰을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아무 데도 없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찾아야 할지 의논해 보겠습니다.”

스님이 돌아가고 난 뒤, 오성과 한음은 절 주변을 살펴보았다. 지난밤 내린 눈으로 온통 은빛으로 빛났다.

“절 주변에 발자국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 불상을 가져간 사람은 아직 절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네.” 한음의 말에 오성이 신중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스님들이 불상을 훔쳤을 리는 없고, 불공을 드리러 온 신자들 중에 범인이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함부로 남을 의심할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부처님을 모신 절 안에서 신도들의 짐을 풀어 조사할 수도 없고 말이야.”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두 사람은 어제 불공을 드리러 왔던 젊은 부부가 스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오성과 한음은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자네 생각도 그런가?”

“맞네, 자네도 그리 생각했군.”

두 사람은 젊은 부부가 눈이 녹기도 전에 산을 내려가겠다는 것이 수상했다. 서너 시간 뒤면 해가 중천에 떠서 어지간히 눈이 녹을 텐데, 굳이 위험한 눈길을 서둘러 내려간다는 게 의심스러웠다. 오성과 한음은 간단히 짐을 꾸려 지름길로 내려갔다. 젊은 부부가 지나갈 만한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그들의 모습이 보이자 오성과 한음은 서로 헤어졌다.

오성이 젊은 부부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까지 가시는지요?”

“우리는 경기도 여주 쪽으로 갑니다.”

“아, 그것 잘 되었군요! 저도 그쪽이니 같이 갑시다.”

오성은 젊은 부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가 어느 삼거리에서 한음이 나타나 일행은 넷이 되었다. 오성과 한음은 서로 모르는 척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점심때가 되었고, 네 사람은 한 주막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마친 한음이 먼저 길을 떠나겠다며 봇짐 메고 나왔다. 한음이 주막집 문을 나서려는데 젊은 부부가 뛰어나오며 한음을 붙잡았다.

“아니, 왜 그러시오?”

“봇짐이 바뀌었소. 지금 당신이 메고 있는 것은 내 것이오!”

젊은 남자가 한음의 봇짐을 빼앗으려 들었다.

“이거 왜 이러시오? 이건 분명히 내 봇짐이오!”

한음도 큰 소리로 맞서 싸웠다. 젊은 남자와 한음이 옥신각신 다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때 오성이 나서서 말했다.

“그렇게 싸울 것 없이 서로 봇짐을 풀어 보면 될 것 아니오?”

“좋소! 그렇게 합시다.”

한음은 봇짐을 내려놓았고, 오성은 한음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먼저 당신 짐부터 풀어 보시오. 봇짐 안에 무엇이 들었소?”

“내 봇짐 안에는 금불상이 들어 있소.”

한음의 말에 젊은 부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버렸다. 한음이 봇짐을 펼치자 정말로 금불상이 나왔다. 젊은 부부는 어물어물하다가 자리를 피해 얼른 달아났다. 오성과 한음은 그들을 붙잡아 관가에 넘길까 했지만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부부가 아직 젊고, 이번 일로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혼이 났을 터이니 말이다.

“남의 봇짐을 슬쩍 가지고 나왔으니 자네야말로 도둑이 아닌가?”

“자네도 한 패거리이니 그럼 자네도 도둑이 아닌가? 하하!”

오성과 한음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절로 돌아갔다. 둘의 우정은 ‘오한지교’라 불리며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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