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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옛이야기 특별전] 구렁덩덩 신선비
admin - 2017.07.17
조회 1616
구렁덩덩 신선비
옛날 어느 마을에 자식 없이 살던 할머니가 밭에서 커다란 알을 보았다. 마침 배가 고팠던 할머니는 맛있게 알을 먹었는데, 배가 점점 불러 오더니 몇 달 뒤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 구렁이를 낳은 것을 알고 할머니는 깜짝 놀랐다. 할머니는 삿갓으로 구렁이를 덮어, 굴뚝 옆에 내놓았다.

할머니가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옆집 딸들이 구경하러 왔다. 첫째 딸, 둘째 딸은 너무 징그럽다며 달아났는데, 셋째 딸은 조심스럽게 구렁이를 어루만지며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어머, 할머니가 구렁덩덩 신선비를 낳으셨네!”

세월이 흘러 장가갈 나이가 된 구렁이는 할머니에게 옆집 딸과 혼인을 시켜 달라고 했다. 몇 날 며칠을 조르자 할머니는 마지못해 옆집을 찾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 아들이 이 댁 따님과 혼인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첫째 딸, 둘째 딸은 질겁하며 도망가고, 셋째 딸이 얼굴을 붉히며 자신이 시집을 가겠다고 말했다.

구렁이는 셋째 딸과 혼례를 올리고 첫날밤 색시에게 부탁했다.

“나는 전생에 부모님께 죄를 짓고, 그 벌로 구렁이가 되었답니다. 가마솥 가득 물을 끓여 주시오.”

구렁이가 펄펄 끓는 물속으로 들어가자 스르르 허물이 벗겨지며 잘생기고 의젓한 선비로 변했다.

구렁덩덩 신선비와 색시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신선비가 과거 시험을 보러 가게 되었다. 신선비는 색시에게 허물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말고 잘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허물이 없으면 자신이 돌아올 수 없다고 신신당부한 다음 길을 떠났다.

며칠 뒤, 언니들이 저고리 속에 감춰 둔 구렁이 허물을 보고 더럽다며 불태워 버렸다. 그날 이후 몇 해가 지나도 구렁덩덩 신선비는 돌아오지 않았고, 색시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만든 옷을 가지고 먼 길을 떠났다.

색시는 까마귀를 만나 선비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더러운 구더기를 깨끗하게 씻어 주면 알려 주마 했다. 색시는 냇가에 앉아 정성껏 구더기를 씻어 주었고, 까마귀는 구더기를 맛있게 먹은 후 산 너머 빨래하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라고 일러 주었다.

색시가 할머니를 찾아가 묻자 검은 빨래를 모두 하얗게 빨아 주면 알려 주마 했다.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빨래를 모두 하얗게 빨자 할머니는 고개 너머 황소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할머니가 일러 준 대로 고개를 넘어가자 황소가 넓디넓은 논을 갈아 주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색시가 논을 다 갈자 황소는 강을 건너 새 쫓는 토끼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겨우겨우 토끼를 만나 선비가 어디에 있는지 묻자, 알려 줄 수 없다고 했다. 색시는 가락지를 주며 간청했고, 그제야 토끼는 선비가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

구렁덩덩 신선비는 허물이 없어져 어쩔 수 없이 저승 나라 왕의 딸과 혼인을 한 뒤였다. 색시가 선비를 찾으러 온 것을 알고 저승 나라 왕은 색시를 쫓아낼 궁리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딸과 세 가지 시험을 겨뤄서 이기면 선비를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다.

첫 번째 시험은 새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 오기였는데, 딸은 조심성이 없어서 후드득 새가 날아가 버렸고, 색시는 조심조심 다가가 새가 앉은 나뭇가지를 꺾어 왔다.

두 번째 시험은 맨발로 가시나무 오르기였다. 색시는 뾰족한 가시에 찔려도 선비를 생각하며 꾹 참고 나무에 올랐지만, 딸은 아프다고 겅중 뛰어올랐다가 그만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고 말았다.

세 번째 시험은 호랑이 눈썹 뽑아 오기였고, 딸은 호랑이가 무서워 고양이 눈썹을 뽑아 왔다. 색시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치마 사이로 호랑이 꼬리가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고, 딱한 사정을 들은 할머니가 잠든 호랑이의 눈썹을 뽑아 색시에게 주었다. 색시는 결국 저승 나라 왕이 낸 세 가지 시험에서 모두 이기고 구렁덩덩 신선비와 집으로 돌아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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